비평글, 이규환의 색동은 온 세상을 품은 여백이다
글: 김윤섭(미술평론가, 한국미술경영연구소 소장)


색은 아름다운 휴식이며, 여백은 침묵의 자유
세상에 색(色) 아닌 것이 어디 있으며 색 없이 존재하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하늘은 하늘의 색으로, 산은 산의 색, 강은 강의 색을 발현(發顯)하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색을 잃어버린 세상은 텅 빈 허공과도 같을 것이다. 하지만 그림에서의 세상은 색(色)과 여백(餘白)으로 태어난다. 색감은 세상 모든 존재의 현현(玄玄)한 아름다움을 깨우는 빛이며 향기라면, 여백은 스스로 모든 것을 상상할 수 있는 자유로운 침묵이다. 그래서 진정한 예술가라면 여백을 통해 화면의 운치와 색의 여운을 자아낼 수 있어야 한다. 오늘은 그 색에 대해서 얘기하려 한다. ‘이규환의 색동’이 그 주인공이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색 없는 온전한 그림이 어디 있고, 색 없이 어찌 이 세상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을까’ 싶다. 하지만 그의 색은 역동적인 대신 ‘침묵하는 사유의 색’에 가깝다. 색을 통한 요란하고 자세한 묘사보다, 색 자체가 스스로 여백이 되어 더 많은 것을 이야기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규환의 색은 여백의 남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지혜를 지녔다. 아름다운 휴식과도 같은 이규환의 색이 연출하는 여백의 참맛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색동에는 아름답고 깊은 철학이 담겨있다
색동은 한국의 빛깔과 숨결, 영혼을 품고 있습니다. 색동의 파랑은 하늘, 빨강은 땅, 노랑은 인간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색동은 하늘과 땅, 인간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세상을 꿈꿉니다. 이렇듯 색동의 진정한 아름다운 미감은 개성과 조화로 이루어집니다. 빨강은 홀로 색동이 될 수 없습니다. 파랑, 노랑, 다른 색과 함께 어우러져야 비로소 색동의 빛을 냅니다. 제각각 개성이 넘치는 인간이 모여 사는 인생살이와 비슷합니다.”

샤갈의 사랑, 고흐의 열정, 피카소의 창의력
서울의 명소, 청계천변을 걷다보면 유독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장소가 있다. 패션광장의 색동벽이다. 그 앞에선 너나할 것 없이 뒤질세라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대는가 하면, 삼삼오오 몰려든 청소년들이 경쾌한 춤판을 연출하기도 한다. 무슨 힘이 그들을 신나게 하는가? 지금은 청계천 중심의 상징적 공간이 된 이곳은 ‘한국 의류문화의 메카 동대문 의류시장의 직물’을 소재로 담아 기획된 벽화다. 이규환은 이런 주제의식을 단지 바지저고리의 색동이미지를 넘어, 우리 감성의 이면에 잠들었던 꿈과 사랑을 함께 담아내고자 했다.
“색동에는 옛 사람의 마음과 아름다움이 담겨 있습니다. 그들은 색감 공부를 하지 않고 조각 천을 이어 색동 보자기와 색동저고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색동으로 생활의 아름다움을 창조한 예술가였습니다.

분명 색동은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하다. 시각적인 색상이미지’ 그 이상이다. 이규환이 주목한 것은 바로 우리의 혈관을 타고 흐르는 색동(色動)의 에너지’일 것이다. 색동마니아, 색동운동가, 색동전도사를 자청하는 이규환. 그가 꿈꾸는 작가상은 좀 특별하다. 샤갈의 사랑과 고흐의 열정 그리고 피카소의 창의력을 한 몸에서 발산할 수 있길 희망한다. 물론 색동을 통해서 그 꿈은 실현되리라 믿는다.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색동의 화원을 그리다
색동을 널리 알리는 작업은 누구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개인은 물론 기업, 모든 이들이 나서야 합니다. 나의 꿈은 세계 모든 나라와 가정에 우리 색동의 아름다운 이미지를 알리고, 그를 통해 우리의 문화적 정체성을 찾길 희망합니다. 색동은 그대로 문화적 트렌드로써 우리의 자존이며 자긍심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이규환에게 작업하는 과정은 곧 꿈꾸는 순간이다. 물결치는 색동의 유혹은 그녀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윤활유이며 에너지원이다. 그녀의 작품에선 모든 실체의 아름다움과 물리칠 수없는 끌림은 그대로 색동의 바다에 잠겨들며, 그 색동의 율동으로 인해 기쁨과 환희를 만들어낸다.

이규환 작품의 모태는 한복의 색동이다. 복을 기원하는 의미로 한복에서 사용한 색동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한 작품들이다. 한국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담백한 아름다움, 그 섬세함에서 출발한다. 섬세하고도 은은한 아름다움을 지녔던 색동저고리의 오방색은 한국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기본 색상이 되었고, 그 화려함은 색채의 마술사라 불리는 서양의 야수파에 충분히 비길만하다. 또한 한복에서 나타나는 선의 흐름과 느낌은 너그러움과 인정미, 평안함, 화려함 등 다양한 감성을 내포하고 있다. 각각의 작품들은 부드러운 (곡)선을 지녔으면서도 한편의 선명한 색조는 화면의 강한 역동성을 자아낸다. 마치 색동저고리를 입은 교양 있고 지적이며 순수한 모습의 여인을 닮은 듯하다.

이번 전시에는 자연과 어우러진 색동의 이미지 작품 20~25점이 출품된다. 산과 구름, 바다와 강은 그대로 기쁨과 사랑, 평화와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어쩌면 그가 미래에 꿈꿔온 환상의 색동공원’을 미리 그려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곳은 우리의 가장 아름다운 기억과 추억이 펼쳐질 색동화원’이며, 더없이 살맛나는 세상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이규환의 색동은 온 세상을 품은 여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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